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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TOR NIKIFOR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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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I KATS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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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I PLISETSKY

​  셋이, 하나  

"앗 유라 그거 막 만지면 안 돼!" 
"시더" 
"유라 안돼 착하지? 
"유리 오늘 왜 안된다고 말하는 고야?" 
"내려놔 제발…. 흑" 

재료가 가득 담긴 볼을 들고 이리저리 흔드는 모양이 한두 번 놀려본 자세가 아니었다.

유라 제발 그거 엎어지면 또 사러 가야 해…. 어르고 달래도 손을 뗄 생각을 안 했다.

유리가 잡으려 하면 팔을 위로 올렸고, 다시 위로 팔을 올리면 옆으로 몸을 휙 돌렸다.

그렇게 의미 없는 실랑이의 연속이었다. 유라는 관심이 필요했고, 유리는 그저 말릴 뿐이었다.

결국, 통통한 볼이 불룩, 입술이 댓 발 나온 유라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삐죽빼죽, 못난 얼굴을 하고 울기 일보 직전까지 이르자 유리가 결국 한숨을 쉬고 앞치마를 벗었다. 

"아빠 주고 싶다고 해서 만들고 있잖아" 
"그 치만" 
"그 치만 왜?" 
"힝, 그 치만 유리는 자꾸 안 된다고 하 끅" 

엉엉. 결국, 소리 내 우는 아이를 바라보던 유리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아이를 안아 들었다.

내가 미안해…. 결국, 질 싸움을 왜 그렇게 기쓰고 했는지 한숨도 나왔다.

한 손으로 안아도 품에 안기는 아이는 제 어깨에 얼굴을 묻고 그저 세상 서러운 듯 울었다.

미운 네 살. 고집을 이길 수가 없었다. 

"흐허헝 유리 내가 흑 허 미햐한해 헝헝…. "

"모르겠어 유리야. 일본어로 해줄래? 나도 오늘은 네가 조금 밉다." 

우는 아이를 보고 한숨을 쉬는 유리의 눈가에도 눈물이 고였다.

학업을 병행하며 아이를 돌보는 일은 절대로 쉽지만은 않았다.

그저 시급이 괜찮고 제시간을 존중해줘서 시작한 일이었다.

처음에 저를 경계하기만 하던 아이는 어느새 저만 졸졸 쫓아다니는 새끼오리 같았다.

말없이 등을 두드리며 발걸음을 옮겨 거실과 집안을 한 바퀴 돌았다.

세상 서럽듯 울다 아이의 울음이 잦아들었다. 끅 끅, 울음을 삼키며 코를 마셨다.

일단 삐쳤지만 제가 먼저 사과하기는 싫고 나랑은 이야기가 하고 싶은 행동이었다.

유라 케이크 만드는 거 어려우니까 우리 사과 먹을까? 아이가 좋아하는 과일로 관심을 끌었다.

절레절레. 눈물범벅으로 젖은 어깨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려 도리도리 고갯짓으로 대답한다.

"사과가 토끼 모양인데도?" 

".....좋아"
" 그럼. 우리 이제 사과 먹자" 

아이를 안고 거실 한가운데 서 있던 몸을 움직여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과가 깜짝! 토끼가 됐네? 귓가에 불러주는 노래가 다정했다.

배시시 웃음을 짓는 아이가 이내 눈을 도로로 굴리더니 유리를 바라본다.

저와 싸운 곳까지 왔으니 양심이 있어 제 눈치를 살살 본다. 

사과가 토끼로 변하는 곳이 여기네? 정수리에 입 맞추며 식탁을 정리했다.

유라가 볼을 흔들지만 않았어도 빨리 끝낼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신 유리가 대충 싱크대에 식기를 담았다. 

"아빠 안 와?" 
"아빠는 오늘 밤에 열심히 유리 지키고 내일 낮에 오시지" 
"그럼 유리는?" 
"나는 우리 어린 왕자님 지켜야지?" 

쪽. 닿았다 떨어지는 입술에 기분이 좋았다.

언제 싸웠냐는 듯 서로 나란히 앉아 사과를 먹여주고 볼에 뽀뽀하는 모습 일반 부모와 아이의 모습과 별다를 바 없었다. 

"유리 내일 학교 안 가면 안 돼?" 
"유리는 학교 계속 쉬는걸?" 
"우와 그럼 매일 스케이트 타자!" 
"안되 유라 저번에도 감기 걸렸잖아." 
"힝" 
"대신 내일 멍멍이 카페 가자" 
"멈멍!" 
"유리 입에 음식 있을 때는 얘기하는 거 아니야. 다 먹고 얘기해야지" 
"웅, 아르타"

일본어가 서툴지도 않으면서 꼭 입에 음식이 있을 때 말을 했다.

뭉개지는 발음에 대화가 두어 번은 더 이어졌다.

좋지 않은 버릇은 어렸을 때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 유리는 매번 다그쳤지만,

제 아빠가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숙한 아이로 변했다. 


"사과 토끼 다 먹고 오리랑 물놀이할까?" 
"오리!" 
"이거 먹고 있어." 

두 개 남은 사과를 포크에 찍어 양 손에 쥐여주었다. 오디가? 목욕물 가지러. 빨리 와. 그래. 

**

고작 10분 더 목욕했다고 진이 다 빠졌다.

오리와 더 놀겠다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며 옷을 입혔다.


더 놀라 에 - 자꾸 아래로 떨어뜨리는 몸을 억지로 올려 안고 방문을 열었다.

히뜩거리는 아이를 눕히고 침대 위 책상 등을 켜니 천장에 별이 가득 찼다.

곰 아저씨가 주머니를 발견했습니다. 책을 펴고 읽기 시작하니 가만히 듣기 시작했다.

한 권을 시작으로 세 권째 읽었을 무렵, 고요함에 고개를 돌려 아래를 바라보았다.

새근새근 잠이 든 아이는 언제 놀고 싶냐고 했다는 듯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천사가 실존한다면 이런 얼굴일까? 사랑스러운, 그러기에 너무 아픈 유라.

머리카락을 넘기니 금세 인상을 찌푸렸다. 이마에 살짝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


도쿄 상경은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대학 수업은 고등학교와 월등히 차이가 났고, 물가 역시 같은 일본이라도 도쿄가 더 비쌌다.

장학금으로 학비는 해결해도 당장 내야 할 생활비와 방세 걱정에 주에 아르바이트를 4개를 뛰었다.

체력이 버텨주는 것도 한계였다. 석 달에 고작 10번을 쉬니 그 좋은 체력에도 한계가 미쳤다.

기말고사를 끝으로 아르바이트를 끝낸다는 말을 전하니 사장님은 시급을 더 줄 테니 그만두지 말라는 말을 했다.

죄송합니다. 거절로 인사를 했다. 몸 관리를 잘하라는 말과 함께 보너스를 챙겨주는 사장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틀을 내리 잤다. 자고 일어나서 든 생각은 다시 일해야지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그냥 쉰다고 말할 걸 그랬나? 다시 간다고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다.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준비를 하고 나갈 무렵이었다.

딩동. 좀처럼 초인종 소리를 들을 일이 없는데, 겉옷에 팔을 넣으며 현관을 향했다. 

 

"안녕하세요"
"학생, 오랜만이야. 혹시 아이 좀 봐줄 수 있을까? "

"…. 네?" 
"복도 끝방 아이인데 나는 못 볼 거 같네…. 학생도 자주 본 아이야" 

옆집 아주머니의 옆에 서서 저를 노려보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저와 이름이 같은 금발의 러시아 아이였다.

내가 봐주기로 했는데 나도 일이 생겨서 못 돌봐줄 거 같아... 라는 말과 아이의 짐을 집에 옮긴 아주머니는

아이 아버지의 연락처를 주고는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시는구나.

인사를 마치고 문을 닫으니 제 무릎까지 오는 아이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가만히 저를 바라보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 살짝 웃으며 아이에게 다가갔다. 유리 안녕? 나도 유리야. 


처음 만난 날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났다.

주방에 어질러진 제빵 도구를 정리하고 설거지를 마치고 나니 시간이 꽤 지났다.

띵- 알림 메시지에 물 묻은 손을 앞치마에 대충 닦고 휴대폰을 켰다. 아이 아빠였다. 

[낮에 못 들어갈 것 같아. 밤 늦게 들어갈 것 같은데?] 
[유라에게 잘 얘기할게요. 몸조심하세요.] 
[유리 밥은 먹었어?] 
[네 사과 토끼도 먹였어요] 
[유라 말고 너] 

아랫입술을 물고 반대편 엄지를 검지로 두들겼다.  톡톡.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몇 번을 썼다가 지우고는 이내 전원을 누른 휴대폰을 식탁에 올렸다.

집에 다녀와야지. 문소리가 나면 잠이 깨어 그새 저를 찾는 아이가 묻네 마음에 걸렸지만,

잠깐이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앞치마를 벗고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가?

눈을 비비며 베개를 들고 그새 나와 저를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에 탄식 섞인 웃음이 나왔다. 귀신같기는….

 

 

"갈까 했지. 유라도 갈래?" 
"아니 " 
"너무 시끄러웠어?" 
"같이자." 
"알겠어."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제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것이 제 아빠와 똑 닮았다.

몸을 돌려 아이의 뒤를 따랐다. 책을 읽을까 싶어 다녀오려던 마음은 아이의 투정에 다시 사라졌다. 

 


** 

 

"아빠 줄 선물 오늘은 싸우지 말고 만들자" 
"웅" 
"먹을 때 대답하면 안 돼" 
"웅" 


먹을 때 말을 시키는 게 나밖에 없구나. 모순되는 상황에 유리가 웃음을 뱉었다.

미소된장국에 말린 밥을 떠먹던 아이는 동그란 눈이 저를 향했다.

마저 먹자. 머리를 한번 헝클리고 냉장고에 넣어둔 스테인리스 볼을 꺼냈다. 

"쿠키는 어떻게 만들까?" 
"유리가 할래!" 
"나무 모양 할까?" 
"산타!" 
"그래 산타 하자" 

주방 식기의 반 이상은 유리의 것이었다.

집에서 가져온 것이 반절, 필요로 빅토르가 구매한 게 반 절인 용품을 골라 아이의 앞에 가져다 주니

어느새 제 그릇을 싱크대에 올려 둔 후 머리를 묶으려고 낑낑거렸다.

귀여워. 고무줄을 입에 물고 아이의 머리를 묶었다.

촉 하고 붙었다 떨어지는 입술이, 이제는 서로에게 익숙한 뽀뽀였다.

이 맛에 육아 하는구나 싶어 유리의 광대는 내려올 줄을 몰랐다. 

"크리스마스에 선물 뭐 받지?" 
"벌써?" 
"응 나 안 울었으니까 이제 소원 빌어야지" 
"유리 어제 울었잖아" 
"아니야아!" 
"그래 그럼 나도 유라랑 같은 소원 빌어야지" 

빽, 당황해 소리를 지르는 아이를 한 번 보고 틀에 초콜릿을 부었다.

알록달록. 뒷면만 보이는 틀을 베란다에 가져다 놓으니 빨리 오라며 성화였다.

네네 갑니다- 대답을 하고 몸을 돌리려는 차에 포장된 상자가 눈에 띄었다.

‘받아주세요.'라고 적힌 글을 보니 저를 위 것은 아니었다.

여자한테 이런 것도 받고 다니는구나. 하긴 잘생겼지. 

"유리 울어?" 
"어? 아니 ? 왜?" 
"표정이 울 거 같아"


얼굴에 밀가루를 묻힌 채 제게 말을 거는 아이의 말에 거실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 우울해 보이는 표정. 묘하게 저기압이 된 기분에 아이에게 다가가 밀가루를 손에 묻혀 아이의 코에 찍었다.

유라 밀가루 묻었네? 이제 쿠키들이랑 이제 오븐 들어갈까? 아앗! 유리 뭐 하는 거야!

서로에게 밀가루를 묻히며 장난을 치는 시간이 꽤 지났다.

이 밀가루 귀신이! 제게 달려드는 유라를 능숙히 피하며 정수리를 콕콕 찔렀다.

삐- 타이머 소리에 제게 달려드는 유라를 안고 오븐 앞으로 다가갔다. 

" 뜨거우니까 업힐래?"
" 아니. "
" 유라랑 쿠키랑 둘 다는 한 손으로는 못 들어."
" 알겠어. "

이내 제 뒤로 가 목을 두 손으로 꼭 쥐는 유리의 엉덩이를 한 손으로 받치고 판을 빼니

부풀어 오른 쿠키가 조금씩 김을 빼며 가라 앉았다.

오오! 눈을 반짝이고 뒤에서 방방 뛰는 유라 덕에 목이 졸려 허리를 돌려 쿠키를 내려놓았다.

"유라 커흑 ,손 ,손!"

안돼 유리 죽지마! 제 팔을 찰싹 때리며 조이지 말라는 유리의 말에 유라는 등을 밟고 머리를 잡았다.

안경 삐뚫어지잖아! 속으로 오만 가지 짜증을 내는 유리지만 겉으로는 유라 이제 내려가자 라며 살살 달랬다. 

 


**

낮잠이 라기엔 이미 시간은 저녁 8시를 향해 있었다.

뭐 좀 먹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기지개를 펴니 저를 따라 일어난 아이가 뒤이어 쫓아왔다.

뭐 먹을래? 도리도리, 고갯짓으로 인사 한 아이는 유리가 건 낸 물병을 양손으로 쥐고는 소파로 향했다.

한 번에 올라가긴 버거워 팔로 의자를 딛고 한쪽 다리를 올린 후 마저 올라가지 않는 행동에

유리가 다가가니 물컵을 받아달라는 듯 제 입을 내밀었다.

한 손으로 컵을 받고 남은 손으로 아이의 다리를 올리니 무슨 변덕인지 다시 소파 아래로 내려갔다.

"아빠오면 숨자!"

"그래? 아빠 오면 짠 놀래 켜줄까?"
"그럼 난 여기 숨을래!"

커튼 뒤에 숨어 얼굴을 가리고는 나 안보이지? 하며 재차 확인을 하는 유라를 보고 유리는 능청스레 말을 이엇다.

" 어? 우리 유라 안 보이는데 어떻게 하지? 케이크 아빠랑 다 먹어야겠네~ . "
" 아앗, 안돼! " 

커튼을 젖히고 제게 달려오는 아이를 한 품에 안아 소파에 누웠다 일어났다.

지칠 줄 모르는 아이는 옆에서 다리를 흔들이며 저를 바라보더니 제 허벅지로 올라와 자리를 잡았다.

톡 톡 얼굴을 두드리며 장난을 치길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발걸음이 들렸다. 


"헉 아빠다! "
"유라 숨어야지!"
"꺄!"


갑자기 불을 끄는 아이의 행동에 당황했지만 이내 유리는 케이크 위에 초를 켰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발렌 타인 데이에 유리 또한 들뜬 기분을 숨기긴 힘들었다. 
현관문이 닫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복도로 들어오는 발걸음에 유라가 유리의 앞으로 뛰어나갔다. 

 


"아빠아!!"
"아 유라, 유리는?"
"아빠아빠!"

하나, 둘

" 해피 발렌 타인!  " 

해맑게 웃으며 제게 신호를 주자 맞춘 것도 아닌데 같은 말이 튀어나왔다.

해피 발렌 타인 데이라...생일도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해피 발렌 타인이라니,

웃음으로 공간을 메우니 저를 안아오는 인영에 하마터면 케이크를 놓칠 뻔 했다.

이럴 때보면 영락없이 애교 쟁이라니까…… 

"빅토르 고생했어요"
"아빠 불어야지!"

불 켜진 케이크 덕에 빅토르에게 팔을 두르지 못하는 유리를 모르는지 빅토르는 그저 한참을 안겨있었다.

촛농이 떨어져요.. 라며 작게 얘기하는 유리를 바라보고 나서야 불을 끈 빅토르가 유라를 안아 들었다.

저를 빼고 유리를 안고 있는 빅토르에게 심술이 난 유라는 그저 빅토르를 흘겨 보며 유리에게 가려 팔을 뻗었다. 

"나도 유리 안을래!"
"안돼 유리 아빠 꺼야"
"유리 나랑 결혼할거야!"
"아빠가 먼저할꺼지롱"
"이익"

짜증도 한 순간, 자리를 옮겨 소파에 앉아 케이크를 자르는 유리를 그새 졸졸 쫓아다니는 유라를 보며

빅토르가 나지막이 얘기했다.


"......진짜 행복하다"


와인 잔과 주스를 가지러 가는 유리의 귓가가 빨갛게 변하고,

전하지 못한 말은 이내 부끄러움으로 변해 홍조를 띄웠다.

사랑스러운 밤이었다.

 


"......저도요"

 

 

 

 


Behind-. 


"아빠는 언제 오지?"
"오늘 늦게 오신다고 했어"
"해 뜨고 온다고 했는데?"
"유라 자고 있을 때 좀 늦는다고 연락 왔어. 미안하다고"
"유리 나 오리랑 놀아도 돼. 이제?"


어질러진 주방을 치우고 나니 온 몸이 쑤셨다. 유리 같이 목욕해.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위로의 말을 건넨 유라는 욕조에서 유리의 등을 두 번 밀더니 힘들다고 수건을 팩 던졌다. 아이의 손바닥 뒤집는 변덕에 등을 돌리고 마주보고 앉아 오리를 가지고 노니 아이가 꼬물꼬물 손가락으로 오리를 만지더니 이야기를 꺼냈다. 

"유리 있잖아"
"응? 아 유라 이 오리 줄까?"
"유리는 아빠가 좋아?"
"응 좋지."

떠오르는 얼굴을 지우지 않고 표정을 바꾸어 생각했다. 사랑하는 나의 빅토르.

"근데 유리"
"응?"
"나도 유리 좋아"
"나도 우리 유라 좋아"
"아빠는 유리랑 결혼 할거래"
"그래?"
"그 전에 나랑 결혼하자!"
"뭐!?"
"아악! 소리 커!"
"미안미안, 결혼?"
"응 나도 유리랑 결혼 하고 싶어!"
"......유라"
"알게 찌? 유리 나랑도 결혼하는 거야! 쉬! 이거 진짜 비밀이야 말하면 안대!?"

다다다다. 급하게 제 마음을 전하고는 잠수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유리의 표정은 목욕의 길어진 탓인지 빨갛게 변했다.

난생 생애, 처음 프러포즈를 받았다.

 

 

FIN 

​유라의 베이비 시터이면서 유라 아빠인 빅토르와 연인으로 발전중인 유리를 쓰고 싶었으나,

본의 아니게 우리 작은 유리의 기습 고백을 받아 커플링이 삼각관계가 되었네요.

합작 준비하면서 재밌었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육아물의 에피소드 중 하나입니다.

나중에 공개하게 되면 놀러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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